매일클래식 / 2025년 1월 10일
클로드 드뷔시 Claude Debussy
(1862-1918, 프랑스, 인상주의)
아름다운 저녁, 작품번호 6, 1880년 작곡
Beau soir, CD 84, L. 6
2023년 2월 14일 정경화 & 케빈 케너 듀오 콘서트 앵콜 곡 중 하나였던 드뷔시의 Beau soir. 이날 처음 듣고 무척 반해서 정경화 선생님의 앨범을 주야장천 들었던 기억이 난다. 원래는 피아노 반주의 가곡으로 폴 부르제의 시에 곡을 붙인 것이라고 한다. 가사가 궁금해서 찾아보았는데 은은하고 차분하고 아름다운 선율과 잘 어울리는 가사다. 참 좋다.
저녁노을에 강물이 장밋빛으로 물들고
산들바람이 보리밭 위를 지나갈 때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레 솟아나
삶에서 고통 받는 마음을 달랜다네
세상에 존재하는 즐거움을 맛보고 싶은 마음
우리는 아직 젊고 저녁은 아름답다네
하지만 우리는 이 물결처럼 떠나네
물결은 바다를 향해, 우리는 무덤을 향해
💿앨범
Beau Soir - Works for Violin & Piano by Fauré, Franck & Debussy
케빈 케너 & 정경화
클래식에서 인기곡을 넘어 명곡의 반열에 오르려면 구조적 완결성을 갖춘 대작이 유리하다. 그래서 선율이 아름답고 분위기가 좋은 ‘소품’은 작곡가의 초기작 중에 많다. 클로드 드뷔시(1862~1918)의 프랑스 가곡 ‘아름다운 저녁(Beau soir)’ 역시 그런 예다.
시인 폴 부르제는 강물이 장밋빛으로 물들고 보리밭이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황혼을 바라보며 인생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그곳에 대입한다. 그러더니 결국엔 “강물은 바다를 향하여, 우리는 무덤을 향하여”라는 인생무상의 상념으로 끝맺는다. 이 시에 곡을 붙였을 때 드뷔시는 겨우 17~18세였으니, 어린 작곡가가 무덤의 의미를 실감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3분이 넘지 않는 짧은 곡에서 너무도 몽환적인 분위기로 삶의 그윽함을 노래하더니 그 허무함까지 솜씨 좋게 마무리한다. 새로운 프랑스 음악을 주도할 천재의 면모를 미리 보여준 것이다.
(출처: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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