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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매
Three Sisters
1월 27일 개봉한 영화 <세자매>
개봉하기 일주일 전 시사회로 만나보고 왔다. 장소는 <나나해>와 같은 CGV용산아이파크몰. 자리가 맨 뒷자리 칸막이 없는 빨간 소파였는데 그런 자리는 처음 앉아봐서 쫌 신기 ㅎ
문소리, 김선영, 장윤주 배우 캐스팅만으로도 궁금증과 기대를 자아내는 영화! 사실 영화 보기 전 <아는형님>에 세 배우가 나온 편을 보고 한층 더 기대감이 뿜뿜했었다.
세자매의 이승원 감독은 김선영 배우의 남편이기도 하고, 문소리 배우는 공동프로듀서로도 참여했다고 한다. 포스터만 보아도 자매같이 정말 좀 닮았다!
첫째 희숙(김선영 배우).
둘째 미옥(문소리 배우).
셋째 미연(장윤주 배우).
이렇게 세 자매의 이야기가 다른 환경 속에서 진행된다. 우리 주변에 정말 있을 법한 희숙, 미옥, 미연. 너무 현실적이어서 약간 고구마 먹은 듯한 답답함을 안겨주기도 하고. 그들이 각자의 상황에서 느끼는 고통이 그대로 전달이 되어서 공감이라는 감정을 넘어, 울컥하고 먹먹하고 분노가 일기도 했다.
세 명 중 가장 잘 살고 안정된 가정을 이루고 있는 듯 보이는 미옥.
세 명 중 가장 못 살고 제일 고통스러워 보이는 희숙.
세 명 중 가장 자유분방하지만 나름의 고민을 품고 사는 미연.
어쩜 이렇게 다르게 살고 있을까. 어쩜 이렇게 성향도 성격도 다를까. 하지만 그 본연의 성향대로 살아서 지금의 모습이 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가부장사회가 더욱 강했던 1970~80년대의 아이들이 아마도 흔하게 겪었을지도 모르는 가정폭력, 아동학대. 누적되고 해소되지 않은 고통의 경험들이 그녀들의 자존감, 내면의 성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 짐작된다. 왜 아버지는 그렇게 교회를 열심히 다니고 신앙생활을 하시면서, 자녀들에게 행한 '범죄'에 대해 수십 년간 침묵했는가. 후반부에서 그 모든 갈등이 폭발하고 부딪히고 감정을 토해내는 장면이 나오지만, 거기에서도 역시 아버지는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는다. (내 기준으로는 그렇다. 자해는 사과가 아니다.)
마지막 엔딩이 참 좋았다. 젊은 시절 찾았던 해돋이 식당은 지금은 문을 닫고 없어졌지만 희숙, 미옥, 미연은 함께 바다를 보며 사진을 찍고 아마도 맛있는 점심을 먹으러 갔겠지. 그녀들의 웃음소리 가득한 발자국이 지나가며 잠시 후 뒤따르는 어린 세 자매 그리고 막내남동생 진섭의 모습이 깨알같이 사랑스러웠다. 나이를 먹고 자주 보지는 못해도 함께 계속 이어져 살아가기를.
+++
1. 결혼은 정말, 신중해야 한다. 한다면 진심 미연(장윤주)의 남편처럼 '착한' 사람으로. 아무리 아내랑 소통이 안 된다고 해도 그게 바람, 불륜의 사유라고 당당히 말할 수는 없는 거지! 인성이 제일 중요하다.
2. 미옥(문소리)의 남편과 바람 피운 인성X인 성가대 효정. 얄밉고 밉상인데 노래를 잘하긴 잘한다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뮤지컬 배우 임혜영님. 어쩐지!!!!! 음색이!!! 내가 아는 임혜영 배우의 공연은 뮤지컬 <레베카>, <드라큘라>.
3. 미연이란 캐릭터가 참 신기했다. 그냥 자기 멋대로 막 지르는데도 그 와중에 본인 잘못에 대한 사과는 바로바로 잘 한다는게 굉장히 의외여서 빵 터진 장면이 몇 개 있었다. 다듬어지지 않고 순수하고 솔직한 나머지, 직설적이고 때로는 반사회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그 나름대로 노력하며 가족들과 잘 지내려는 모습이 있어서 애정이 가는 캐릭터.
4. 첫째 희숙(김선영)의 딸래미.. 세상에.. 이런 딸.. 나는 감당 못 할 것 같아.. 그치만 마지막에 가서는 엄마 편을 딱 들어주며 큰소리치는 모습에 그래도 딸은 딸이다 싶었다. 충분히 모녀관계가 좋아질 수 있겠다는 희망을 발견했다. 딸 보미를 연기한 배우가 누군지 보고 깜짝 놀랐는데, 영화 <박화영>의 김가희 배우. 세자매를 보고 이번주에 박화영을 찾아 보았는데, 화영이보다는 보미가 조금 더 착한 것 같다... ㅎㅎ
5. 시사회가 끝나고 깜짝 선물이 있었다. 극중 미연이 미옥과 통화하며 신나게 바삭바삭 집어먹던 농심스낵 ㅋㅋ 나도 집에 와서 맛나게 집어먹음. 바나나킥이랑 감튀 레드칠리맛이었다.
6. 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와 <세자매>의 교집합을 발견함. 두 명의 배우가 두 영화에 모두 출연했다. 박지홍 배우가 <나나해>의 하청업체 송전탑 작업팀에 힙합? 젊은이 '승우', <세자매>에서는 미옥네 교회 '부목사'로 출연. 그리고 이주원 배우는 <나나해>의 원청 '평가관', <세자매>에서는 어린 미옥,미연이 슈퍼에서 만난 술마시는 아저씨로 나오심. 이틀간 연달아 본 영화에 나란히 출연하셔서 뭔가 신기하고 그랬음.
[이 글은 초대권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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