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영화

[영화 리뷰] 엠마 / EMMA, 2020

소소한조니 2021. 2. 18. 05:42




엠마
EMMA


지난주에 오디오북 <김태리의 리커버북>을 통해 이 소설을 알게 됐고, 넷플릭스의 바다를 헤매다 영화 <엠마>를 발견했다.

이렇게 사랑스런 연인들을 보았나!
제인 오스틴의 원작 <엠마>
어텀 드 와일드의 영화 <엠마>
그리고, 안야 테일러 조이의 '엠마 우드하우스'

확신에 찬 당당한 그녀의 오만이 왜 이렇게 사랑스러운 건지. 오해와 착각의 늪을 허우적거리며 정말 어렵사리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나이틀리(자니 플린)와의 로맨스. 그렇게도 뼈 때리는 말씨와 정색으로 엠마를 울게 만들더니 결국 그녀에게 푹 빠져버렸지 뭐야 이 양반. 후반부 들판에서 나이틀리의 진심어린 고백도 설렜고, 무엇보다 엠마의 감정 폭발 씬. 훌쩍거리며 소리치는 엠마는 정말이지 사랑스러움의 극치였다...

"말해줘요, 엠마. 난 전혀 가망이 없소?
사랑하는 엠마.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그대, 말해줘요.
거창한 말은 못 해요. 만일 내가... 당신을 덜 사랑했더라면 잘했을까.
하지만 날 알잖소. 당신에게 잔소리하고 비난했지만 당신은 날 참아줬지.
영국에서 그럴 수 있는 여자는 당신뿐이오.
난 정말이지 무심한 연인이었소.
하지만 당신만은 나를, 내 마음을 이해해줘요.
나와 결혼해 주겠소?"

"못 해요! 해리엇 때문에요! 당신을 사랑하거든요. 당신도 자길 사랑한다고 믿고요.
.... (폭발ㅋㅋ) 그녀랑 춤 췄잖아요! 친절하게 대해주고 돈월 애비에서 그녀를 챙겨주고 농사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마음에 둔 사람이 있나 물어보려 했잖아요! 또 상처 줄 순 없어요!"

그러고는 본인이 해결하겠다며 마틴을 찾아가서 칠면조인지 뭔지 예쁘게 리본을 묶어 사과의 의미로 내밀며 자신의 소중한 친구와 당신을 괴롭게 해서 미안하다고 고백하는 모습도 귀여웠다. 로맨스 못지 않게 순수하고 무해하고도 다정한 해리엇(미아 고스)과의 우정서사도 정말 좋았다.

영화나 소설의 엔딩이 '결혼'인 것을 정말 싫어라 하는 나지만, 어쩐지 <엠마>만큼은 끝까지 아주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퐁실퐁실한 마음으로 보게 되는 영화였다. 나는 사실 <오만과 편견>을 선 영화, 후 소설로 접했었는데, <엠마> 역시 그렇게 될 것 같다. <오만과 편견>이 멜로라면 <엠마>는 로맨틱코미디에 가까운 비슷한 듯 다른 결의 꿀재미가 있다.

+++

1. <오만과 편견>처럼 풍경이 정말 그림처럼 아름답다. 딱 그 시대의 모습과 풍경처럼 보인다. 제일 맘에 든 건 엠마의 방과 엠마가 자주 앉아 있던 복도 옆 창가. 그리고 클래식한 음악도 잘 어울렸다. 평온함을 가져다주는 분위기.

2. 레이디들의 새침한 무브먼트랄까, 마음은 그렇지 않을지라도 겉으로는 단아하고 도도하면서도 품위와 예를 갖추는 그런 애티튜드가 몹시 귀여움.

3. 해리엇 스미스 역의 미아 고스, 미스 베이츠 역의 미란다 하트. 이 배우들도 순수하고도 솔직하고 착함이 묻어나는 모습이 참으로 사랑스러웠다.

4. 원작 소설은 어떤 느낌일까. 중요한 순간에 '코피'를 흘리는 엠마, 과연 소설에서도 그런 표현이 정말 나오는가 매우 궁금하다.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91677

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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