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클래식 / 2025년 4월 26일
가브리엘 우르뱅 포레 Gabriel Urbain Fauré
(1845-1924, 프랑스, 후기 낭만주의)
레퀴엠 라단조, 작품번호 48, 1877/1887–93년 작곡
Requiem in D minor, Op. 48
I. Introït et Kyrie 입당송과 자비송
II. Offertoire 봉헌송
III. Sanctus 거룩하시도다
IV. Pie Jesu 자비로운 예수님
V. Agnus Dei 하느님의 어린 양
VI. Libera me 날 구하소서
VII. In paradisum 천국에서
4월 26일은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장례 미사가 엄수된 날이다. 유튜브에 중계되는 미사 영상을 보면서 마음이 뭉클하고 슬프기도 했다. 전 인류의 평화와 생명의 가치를 위해 헌신하셨던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이제는 하늘로 하나님 곁으로 돌아가셨다. 교황님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
장례 미사가 진행되는 내내 합창곡이 들려서 음악에 대한 정보를 찾다가 포레의 레퀴엠을 알게 되었다. 라벨(1875-1937)의 스승이기도 했던 포레. 포레의 바이올린 소나타나 실내악 작품은 몇 가지 접해보았지만, 레퀴엠을 작곡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그가 작곡한 대규모 작품 중 가장 잘 알려져 있다고 한다. 이제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다.
레퀴엠 미사곡은 가톨릭의 죽은 이를 위한 장례 미사(Requiem Mass, 또는 Missa pro defunctis)를 음악으로 만든 성악곡 형식이라고 한다. 일반 미사곡과 비슷한 구조를 따르지만, 죽은 자의 안식을 기원하는 특별한 문구들이 들어간다.
포레는 전통적인 레퀴엠의 공포와 심판보다는, 평화와 위로, 안식을 강조해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듣기에도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마음에 안정감을 주는, 죽음마저도 평안함에 이르는 것이라고 이야기해주는 듯한 음악이다. 마음이 답답하고 혼란스러울 때 포레의 레퀴엠을 종종 찾아 듣게 될 것 같다.
가브리엘 포레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작곡자로 프랑스 음악의 인상주의와 로맨시즘 사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의 음악은 섬세하고 감성적이며 아름다운 선율과 독특한 화성언어로 유명하며, 그가 남긴 합창 작품들은 그 당시의 음악적 흐름을 새롭게 정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무대에서는 포레의 합창 명곡들로만 구성, ‘거룩하신 성체(Op. 65)’, ‘지존하신 성체(Op. 65)’, ‘너는 베드로라’, ‘파반느(Op. 50)’, ‘라신느의 찬가(Op. 11)’, ‘레퀴엠(Op. 48)’을 연주한다. 특히 ‘레퀴엠’은 포레가 남긴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전 세계적으로 깊은 감동을 선사하며 지금까지도 널리 연주되고 있는 걸작이다. 이 작품은 일반적인 레퀴엠이 죽음의 공포와 심판을 강조하는 데 반해, 죽음을 평화롭고 온화하게 바라보는 포레의 독창적인 시각을 담아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죽음은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평온의 순간'이라는 작곡자의 철학이 음악적으로 구현된 이 작품은, 그 특유의 부드럽고 맑은 선율과 따뜻한 화성감으로 인해 ‘희망의 레퀴엠’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음악사적으로도 포레의 레퀴엠은 19세기 말 프랑스 합창음악의 정수이자, 인상주의 음악으로의 이행기를 상징하는 작품으로 꼽히며, 브람스, 베를리오즈, 베르디 등 동시대 작곡가들의 레퀴엠과는 완전히 다른 철학적·음악적 접근을 보여주는 독보적인 작품이다. 종교적 경건함과 더불어 인간적 따뜻함, 그리고 죽음을 넘어서는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담은 이 곡은 전 세계 합창단과 지휘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레퍼토리 중 하나로, 매년 수많은 공연 무대에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출처: 경상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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